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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모비딕

노마드식 2023. 12. 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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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먼 멜빌

 

모비딕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고전 소설. 위대한 개츠비와 더불어 미국 문학의 대명사로 불리는 해양 소설

이 글의 작가인 허먼 멜빌은 모비딕을 쓰기 전 '포경선 에섹스 호의 놀랍고도 비참한 침몰기'라는 책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실제로 고래잡이를 나가기도 하는 등의 경험을 통해서 이 명저를 쓰는데 영감을 얻었다.

 

이 모비딕을 본 미국의 역사가인 나다니엘 필브릭은 이런 말을 남겼다. " '모비 딕'은 진정한 서사시다. 창조신화, 복수 설화, 민간 전설, 창조하고 또 파괴하고자 하는 상충하는 충동을 엮어 이 모든 것을 지구의 광대한 대양을 배경으로 펼치며, 미국의 강력한 원형을 거의 전부 구현했다"

 

모비딕은 130장 600여쪽으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되면 그 두께에 놀라게 된다. 하지만 사실상 책을 읽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빠른 전개에 속도감있게 읽게 되는 책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곱씹으며 읽으라고 하지만 나는 이 몰입감을 해치고 싶지는 않다. 다시금 돌아가보자면, 많은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 이지만 매 장의 분량이 그렇게 길지 않다. 그러나 장에 적용된 글의 형태, 문체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읽는데 집중이 깨지는 경우도 가끔 발생한다. 소설이었다가 극본이었다가 설명문이었다가 장이 급변한다. 기승전결로 글이 매끄럽게 전개되는 느낌은 아니다. 주인공인 이스마엘의 경험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가 갑자기 철학적인 질문이 나오고, 갑작스럽게 고래의 대한 설명이 나오는 등 좀 정신없어 보일 수도 있는 책이다. 번역본에서는 고래에 대한 내용이 그렇게 많이 나오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의 본서에서는 고래의 생태, 활동, 포경 기술, 고래의 처리 및 가공에 대한 설명이 상세하게 나온 나머지 이 책이 소설이 아닌 수산업 서가에 꽂혀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모비 딕'은 대자연에 대한 겸허함과 기독교 문명의 오류와 자만 그리고 인간의 타락을 엿볼 수 있는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은 3명인데, 서술자이자 관찰자인 이스마엘, 선장인 에이헤브, 고래잡이 선워인 키퀘그를 그 3명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스마엘은 상선 경험밖에 없는 고래잡이에서는 초짜인 선원이다. 에이헤브 포경을 전문으로 하는 어부이자 선장으로 자신의 다리를 흰 고래(향유고래이자 모비딕)에게 잃고 그를 잡는 것을 지상 과제로 삼는 기독교인, 마지막으로 식인을 하는 야만인이자 엄청난 육체적 능력을 갖고 고래를 수 없이 사냥한 키퀘그이다. 이 3명의 구성을 보면 당시 미국의 사회상을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원주민이자 흑인 등 유색인종을 낮게 보고 노예로 삼는 시기이며, 자본과 물질을 추구하고 노예 및 신분제도를 옹호하는 타락한 기독교, 청교도 사상을 갖고 있는 선장, 그리고 성공과 낭만을 꿈꾸는 일반인을 본다고 하면 미국 낭만주의와 상징주의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간략한 줄거리를 서술하자면 상선에서 선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뱃사람인 이스마엘은 더 남성적이고 거칠며 보수도 큰 포경선에 타기 위해 포경 도시인 낸터컷으로 향한다. 그리고 어느 여관에서 묶게 되는데 여관의 주인이 딱 하나의 방이 남아 있는데 그 방을 다른 1명과 같이 써야한다고 말한다. 이스마엘은 알겠다고 하고 그 방을 사용하는데, 알고보니 식인을 하는 야만인인 키퀘그와 방을 함께 쓰는 거였고, 당장 그 방에서 나와 여관 주인에게 따지나 별 다른 방법이 없어 그 방을 계속 사용하게 된다. 키퀘그와 함께 지내다보니 그와 친구가 된다. 그리고 여러 포경선을 둘러보다가 결국 둘은 피쿼드 호에 타게 된다. 이스마엘은 300번대 선원 키퀘그는 70번대 선원으로 계약을 하고 포경선에 타게 된다. 포경선에서 여러 바다를 돌아다니며 포경을 시작하는데 먼저 향유고래를 한 마리 잡게 되고, 그 다음에는 보통 잡지 않는 참고래를 한 마디 잡게 된다. 참고래를 잡은 이유는 선박의 우현에 향유고래의 머리를 좌현에 참고래의 머리를 걸고 향해를 하면 배가 결코 뒤집어지지 않는다는 미신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항해를 하고 여러 다른 포경선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다가 결국어느 먼 바다에서 모비딕을 만나게 되는데 그 때 모든이가 죽고 이스마엘이 유일하게 살아남아 레이첼 호에 구조되며 책이 끝나게 된다.

 

모비딕이라는 책을 읽는 것은 그렇게 추천할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사실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책이라 할지라도 우리의 역사, 문화 그리고 정서에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한 뿌리가 내려진 것은 아니기에 그냥 일반적인 소설과 다를 바 없다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비딕을 읽고자 한다면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해양소설을 읽어본다라는 마음으로 접근하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는 정말로 멋있는 명대사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에이헤브 선장의 대사인 "모든 것을 파괴할 뿐, 정복하지 않은 고래여, 나는 너를 향해 돌진하고 끝까지 너와 맞붙어 싸우리라. 지옥 한복판에서도 너를 향해 작살을 던지고, 가눌 수 없는 증오를 담아 내 마지막 숨을 너에게 뱉어 주마." 이런 대사를 보고 있으면, 대자연에 대한 도전, 인간의 욕망등이 가득함, 인간의 추악함과 도전정신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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